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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발간] 다문화주의와 인정의 정치|이상형·이광석 공역|도서출판 하누리
사무국    (2020-05-07 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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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자 소개


이상형(李尙衡)
독일 Freiburg대학교에서 철학박사 학위를 취득하고 현재 경상대학교 철학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으며, 경상대학교 인문학연구소 회원이다. 주로 윤리학, 정치사회철학에 관심을 가지고 연구를 진행하고 있으며, 특히 좋은 삶과 정의에 관련된 서사윤리, 선 윤리 및 가치와 규범의 문제와 공화주의, 공동체주의, 신식민주의 등 정치사회이론에 대하여 관심을 가지고 있다. 주요 저서로는 “철학자의 행복여행”(역락, 2013), “인문학자들의 헐렁한 수다”(공저, 한국문화사, 2017), “기억, 서사, 정체성”(공저, 박이정, 2018) 등이 있으며, 논문으로는 “윤리적 인공지능은 가능한가”, “감정과 공공성”, “생물학적 인간 vs. 윤리적 인간” 외 다수가 있다.


이광석(李光錫)
영국 University of Newcastle upon Tyne에서 사회정책학 박사학위를 받고, 현재 경북대학교 행정학부 교수로 근무하고 있다. 주요 관심 분야는 복지정책, 행정과학철학, 다문화정책 등이며 주요 저서로는 “질적 평가를 위한 행정정의(行政正義)”(공저, 조명문화사, 2013: 2014년 학술원 우수도서), “복지모순론”(공저, 퍼시픽출판사, 2015), “국어정책론”(역락, 2016: 2017년 학술원 우수도서), “복지언어론”(대영문화사, 2017: 2018년 학술원 우수도서), “한국행정학 60년”(공저, 법문사, 2017: 2018년 학술원 우수도서), “사회복지정책론”(공저, 대영문화사, 2018), “행정언어론: 행정과학과 행정철학 및 인문주의 주제와 접근법”(대영문화사, 근간)등이 있으며, 번역서로는 “해석 현상학적 분석: 이론 방법 연구”(공역, 하누리, 2015)가 있다. 최근 논문으로는 “행정학에서의 주관주의에 관한 연구”(공저, 2016), “행정학에서의 구조주의 접근방법에 관한 연구”(공저, 2017), “현상학적 행정에로 다가서기: 복지영역과 관련하여”(공저, 2018) 외 다수가 있다.


- 이 책은 Princeton University Press에서 출판된, Amy Gutmann이 편집하고 서문을 쓴 Multiculturalism: examining the politics of recognition(1994)을 번역한 것이다.



역자후기


찰스 테일러는 오늘날 한국 사회에서도 이미 낯익은 이름이 되고 있다. 학계의 다양한 영역에서 그의 사상에 대한 논문의 수가 늘어가며, 석·박사학위논문에도 등장하고 있는 실정이다. 공동체주의가 한국에 소개된 이후 공동체주의의 주요 사상가 중 한 명으로 등장했으나 이제는 그의 사상 자체에 대한 의미와 깊이가 폭 넓게 연구되고 있다. 물론 이런 유명세는 이미 영미철학계에서 그의 사상이 널리 소개되고 그 사상의 탁월함과 고유함이 현대 철학에서 자리를 잡아 가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찰스 테일러의 사상이 주목을 받게 된 계기는 아마 헤겔에 대한 그의 탁월한 주석서 때문일 것이다. 헤겔에 대한 방대한 저작인 『헤겔』과 이를 압축한 『헤겔철학과 현대의 위기』는 영미철학계에서는 드물게 헤겔을 현대적 관점에서 새롭게 해석하고 해명한 책이다. 아마 헤겔의 대한 그의 관심은 자연주의와 과학주의에 대한 그의 초기 비판과 함께 그 대안을 헤겔철학에서 찾기 때문일 것이다. 현대의 근본적 모순을 해결하기 위한 단초를 테일러는 헤겔철학, 즉 자율적 주체와 그 주체를 감싸는 공동체와의 조화 속에서 찾으려 하는 것이다. 그의 이런 사상은 크게 세 가지로 압축할 수 있을 것이다.


첫째, 철학적 인간학에 대한 관심으로 이는 자아를 구성하는 것에 대한 탐구와 이에 따른 개인주의에 대한 비판이다. 테일러의 주저라 할 수 있는 『자아의 원천들』과 『불안한 현대 사회』가 이에 해당한다고 할 수 있다. 이곳에서 저자는 개인과 사회를 분리된 것으로 파악하는 자유주의적 흐름을 비판하며 인간의 본질과 인간과 사회의 관련성을 적극적으로 해명하고자 한다. 자아의 정체성이나 공동체적 자아에 대한 존재론적 해명을 통해 인간과 선, 공동체와의 관련성을 현대적 언어로 묘사한다. 둘째, 공동체에 대한 관심과 이에 따른 소극적 자유에 대한 비판과 적극적 자유에 대한 옹호에 있을 것이다. 이는 테일러의 정치사회에 관한 다양한 논문에서 주장되고 있으며, 또한 『근대의 사회적 상상』과 『세속화와 현대 문명』 등에서 일부 나타나고 있다. 소극적 자유는 사회를 파편화시키며 이런 자유에 만족하는 주체는 불안과 소외에 처하게 된다. 따라서 진정한 자기실현을 위해 적극적 자유가 필요하며 이를 통해 정치의 활성화와 활발한 사회가 가능하게 된다. 셋째, 정치사회철학적 관심으로 다문화 주의에 대한 옹호와 자유주의에 대한 비판이 있을 것이다. 이 세 번째 문제의식은 그의 고향과도 관련된 것으로 퀘벡 주 출신인 그는 퀘벡의 구체적 상황을 경험하면서 다문화주의의 가능성과 차이의 정치학을 주장하게 된다.


이 책은 찰스 테일러의 세 번째 연구 영역에 속하는 대표적 저작으로 꼽을 수 있을 것이다. 비록 분량은 길지 않지만 이 책에서 테일러가 가장 핵심적으로 주장하고 싶은 것은 다문화주의와 차이의 정치학, 그리고 인정의 정치학이다. 그동안 정치사회철학의 주류였던 자유주의가 자유와 동등한 권리의 정치를 주장하며 개인과 사회에 깊은 영향을 끼쳐온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정의와 권리의 실현이라는 긍정적 영향에도 불구하고 현대는 동일성 속에서 차이의 은폐와 소수자에 대한 억압으로 안정성을 유지해 왔다. 퀘벡에서 차이와 배제를 경험한 테일러는 내면의 원천에서 사회의 규범성과 공동선을 확인한 후 공동체의 번영을 위해 차이의 인정이 우선되어야 함을 주장한다. 특히 이 책에는 다양한 진영의 학자들이 쓴 테일러의 다문화주의에 대한 논평이 실려 있다. 그의 입장에 대한 학자들의 찬반 논쟁을 통해 다문화주의를 다양한 시각에서 살펴볼 수 있는 귀중한 기회가 될 것이다. 이런 맥락에서 공동체주의의 경향을 보이는 수전 울프는 원칙적으로 테일러의 사상에 동조하면서도 페미니즘의 시각에서 찰스 테일러의 주장을 보완하려는 목표를 가진다. 왜냐하면 차이와 인정의 정치학은 남성지배의 역사에서 남녀관계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제공해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스티븐 록펠러는 자유민주주의의 시각에서 찰스 테일러의 관점을 어느 정도 비판적으로 검토한다. 즉 그는 인간에게는 민족적 정체성 외 인격의 보편적 정체성이 근원적이며 따라서 이런 보편적 정체성의 토대에서 평등한 인정이 가능함을 주장한다. 또 한명의 주요한 공동체주의자인 마이클 왈쩌는 당연히 찰스 테일러의 생각에 근본적으로 찬성하면서 자유주의 1과 자유주의 2를 구별하고 테일러의 사상을 자유주의 2로 해석한다. 자유주의 2는 시민의 기본권을 보호하면서도 국가가 특수한 민족, 문화, 종교의 중요함을 인정하는 다문화주의 형태이다. 왈쩌는 자유주의 2 안에서 자유주의 1를 선택하는 입장을 취하고자 한다.


제2부는 위르겐 하버마스의 논문으로부터 시작한다. 하버마스는 현대자유주의의 대표적 사상가로서 의사소통행위이론과 담론윤리학을 통해 정의와 연대성을 정의의 관점에서 결합하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 따라서 그는 「민주주의 법치국가에서 인정투쟁」이라는 논문에서 근대 자유주의가 수행하는 계몽주의의 기획이라는 관점에서 테일러의 집단적 정체성에 대한 인정과 문화적 생활형식에 대한 동등한 권리부여에 대한 요구를 비판적으로 검토한다. 그에 따르면 공동삶을 규제하는 법과 법률적 문제는 자기정체성과 좋은 삶이 무엇인지에 대한 문제와 구별되며, 따라서 차이와 특수한 정체성에 대한 인정요구는 이런 보편적 법의 테두리 안에서 제기되고 해결되어야 한다. 앤서니 애피아는 테일러의 논의를 인정요구와 밀접하게 관련된 정체성, 진실성, 생존의 문제로 고찰한다. 그에 따르
면 차이의 정치학과 인정의 정치학은 정체성, 진실성, 그리고 생존이라는 주제에서 개인적 차원과 집단적 차원에서 상이하게 해명되어야 한다. 단일민족이라는 신화가 사라지고 오늘날 한국 사회에서도 다양한 민족, 다양한 문화 간의 갈등과 대립이 점차 격렬해지고 있다. 이제 한국 사회도 다문화주의 사회에 본격적으로 접어들며 이로부터 발생하는 다양한 갈등과 대립이 한국 사회가 감당해야할 큰 짐으로 작동하기 시작했다. 이런 갈등과 대립을 서구 자유주의에서는 전통적으로 공적영역과 사적영역에 대한 구분을 통해 공적영역에서는 모든 사람들이 합의할 수 있는 보편적 규범을 통해 해결하며 사적영역에서의 갈등은 관용을 통해 해결하고자 했다. 그러나 공동체주의는 이런 자유주의의 해결방식이 긍정적 측면에도 불구하고 현실에서 제대로 작동하지 못한다고 비판한다. 이는 차이보다 동일성을 강조함으로써 현실에서 발생하는 실제적인 차이와 이로부터 발생한 착취와 배제, 억압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는 반성 때문이다. 이런 점에서 찰스 테일러의 다문화주의에 대한 논의와 이에 대한 다양한 진영에서 제기된 여러 학자들의 논평은 우리나라 현실을 반성할 수 있는 계기로 작동할 것이다.


끝으로 이 책이 나오기까지 도와주신 많은 분들에게 감사드린다. 이번 작업 역시 번역은 항상 새로운 도전임을 일깨워준 계기였다. 어떤 단어가 적합할까 아니면 어떤 문장이 적절할까의 문제뿐만 아니라 다양한 학자들의 생각을 읽어내고 그것을 다시 표현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었다. 많은 오역과 오해가 발생할 수 있음에도 무릅쓰고 이렇게 책을 내놓는 것은 찰스 테일러와 많은 동시대 학자들이 해명하는 문제가 우리 사회의 문제이며 우리가 고민해야 할 문제이기 때문이다. 작은 도움이라도 된다면 역자의 부끄러움이 조금 덜어질 것이다. 긴 시간을 기다려준 출판사에도 감사드린다.


역자
이상형 / 이광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