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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로의존성 (path dependency)'에 대한 '용어해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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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78 경로의존성 (path dependency) 일반행정
내용

 

경로의존성 (path dependency)

 


1. 개념

 

  경로의존성(path dependency)은 한번 일정한 경로에 의존하기 시작하면 나중에 그 경로가 비효율적이라는 사실을 알고서도 여전히 그 경로를 벗어나지 못하는 경향성을 의미한다. 즉, 한번 일정한 경로가 형성되고, 이러한 경로에 의존하기 시작하면, 나중에 다른 경로가 더 효율적이라는 사실을 알고서도 과거에 의존했던 경로를 벗어나지 못하는 성향을 의미하는 것이다. 이는 고착효과(lock-in effect), 매너리즘(mannerism), 관성(inertia) 등과 유사한 의미로서, 미국 스탠퍼드대의 Arthur와 David 교수 등이 주장했다(<그림> 참조).

 

<그림> 경로의존성의 개념도

 

 


  기본적으로, 본 이론은 관성의 법칙(law of inertia)과 관련이 있다. 즉, 모든 물체는 자신의 운동상태를 그대로 유지하려는 성질이 있는데, 정지한 물체는 계속 정지하려고 하고, 움직이는 물체는 원래의 속력과 방향으로 계속 가려고 하는 것이다.

 


2. 사례

 

 1) QWERT 배열

 

  기존 타자기의 배열(QWERT)이 그대로 컴퓨터자판에 적용된 것이 대표적 사례이다. 즉, 타자기의 배열은 실제로 빠른 타자를 치기위해서는 다소 불편했는데, 실제로 초기 타자기 개발자들은 타자속도가 너무 빨라서 타자기가 엉키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이러한 배열을 만들어낸 것이다. 그러나 이후 컴퓨터자판에도 동일한 배열이 도입되었는데, 자판에는 더 나은 알파벳 배열이 가능함에도 불구하고 타자기의 배열이 그대로 반영된 것이다. 다시 말해서, 기술이 진전되어 보다 효율적인 자판으로 바뀌는 것이 가능했으나, 소비자에게 오랫동안 익숙하고 친숙한 배열을 바꾸어 새로운 자판으로 보급시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었던 것이다.
  결국, 이는 새것을 만들어낼 때 과거의 익숙함을 답습하려는 경로의존성 때문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이다.

 

 2) 곡선 길

 

  옛날 모피상인이 숲을 지나 시장에 가야 했는데, 지나야 할 숲 가운데 늑대소굴이 있어 그곳을 피해 우회하여 갔다. 상인이 간 길은 아무도 가지 않았던 길이었기 때문에 새로운 경로가 되었는데 숲을 우회했기 때문에 그 길의 모양은 곡선이 되었다. 길은 조금씩 넓어지고 다져져서 모피상인 말고도 많은 사람들이 지나가게 되었다. 길 주변에는 여행자들을 위한 가게와 대장간도 생겨났고, 그에 따라 사람들이 모여 사는 주거단지도 길을 따라 만들어졌다.
  이렇게 숲 속이 번잡해지자 늑대들은 다른 곳으로 떠나버렸다. 늑대가 사라졌으니 곡선  길을 따라 여행할 필요가 없게 되었지만, 곡선 길은 계속 그대로 남아 이용되었다. 그런데 새로 부임한 영주가 길이 굽어 있기 때문에 시간이 많이 걸린다고 해서 길을 직선으로 내려고 했다. 그러자 온갖 민원과 반대가 쇄도하여 포기하고 말았다.
  시간이 흘러 자동차가 발명되었다. 자동차는 곡선도로의 주행에 필요한 복잡한 기능을 갖출 수 있도록 연구가 진행되었고 성능개선도 이루어졌다. 또다시 세월이 흘러 숲마저 없어지고 그곳은 완벽한 도시가 되었다. 숲이 사라지자 사람들은 왜 도시의 길이 휘어져 있는지 가끔 이상하게 여기면서 살아가게 되었다.
  결국, 한번 고착된 상황이 얼마나 바꾸기 어려운 것인가를 보여주는 사례라고 할 수 있는 것이다.

 

 3) 추진로켓 너비

 

  2007년 8월 발사된 우주왕복선 엔데버호에 쓰인 추진로켓의 너비는 4피트 8.5인치였다. 사실 기술자들은 추진로켓을 좀 더 크게 만들고 싶었지만 그럴 수가 없었다. 그 이유는 열차 선로 폭 때문이었다. 즉, 로켓은 기차로 옮겨지는데, 중간에 터널을 통과하려면 너비를 열차 선로 폭에 맞춰야 했기 때문이다.
  이러한 열차 선로 폭은 19세기 초 영국에서 석탄 운반용 마차선로를 지면에 깔아 첫 열차 선로를 만든 데에서 기인한다. 그리고 그 마차선로 폭은 2.000년 전 말 두 마리가 끄는 전차 폭에 맞춰 만들어진 로마가도의 폭이 기준이었던 것이다.
  결국, 인간은 2.000년 전 말 두 마리의 엉덩이 폭으로 길을 정한 굴레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3. 평가

 

  경로의존성은 적지 않은 현실적 상황, 즉 특정경로의 비효율성에 대한 지적과 상대적으로 효율성이 높은 다른 경로의 추천 등을 무시하면서 특정경로에만 의존하는 상황을 비교적 적절하게 조명하고 있다. 다만, 경로의 변경가능성도 분명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이를 상당부분 고려하지 않고, 지나치게 제도매너리즘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은 본 이론의 결정적인 한계라고 할 수 있다.  

 

 

 

 

 

참고문헌
Arthur, W. Brian(1994), Increasing Returns and Path Dependence in the Economy, Ann Arbor : University of Michigan Press.
David, Paul A.(2000), "Path Dependence, Its Critics and the Quest for ‘Historical     Economics'", Working paper, All Souls College, Oxford University.
http://blog.daum.net/iljoo
http://cafe.daum.net/nodag57

 

키워드: 경로의존성, QWERT 배열, 곡선 길, 추진로켓 너비
저  자: 양승일(ysivd@cyc.ac.kr;ysivd@korea.kr)
작성일: 2013.05.10